3첩 반상
밥상은 삶이다. 그것을 깨닫는 데 삼십 년도 훨씬 넘게 걸렸다. 오만과 자만에 똘똘 뭉쳐 그랬다. 하루 세 끼 밥상이 무한한 생명을 유지시키고 탄생하게 만드는 기적이라는 것에 대해 나는 절대 동의하지 않았다. 그 따위 세 끼 밥상, 콧방귀를 꼈다. 나는 그보다 훨씬 고귀하고 더 가치 있으며 더 숭고한 삶의 무언가를 끊임없이 갈구하고 있었다. 십 대에는 멋진 워킹 우먼이 되고 싶었고, 이십 대에는 사랑에 빠졌고, 삼십 대에는 돈에 허우적댔다. “밥 먹었니?” 할머니와 어머니 입에서 끊임없이 쏟아지던 이 한 마디를 온 몸으로 거부하며 살았다. 밥 먹었니. 밥 따위 먹지 않았다, 밥 따위 먹지 않겠다, 그러니 밥 따위 내 인생에서 중요하지 않다. 사람은 밥만으로 살 수 없다. 진부한 논리였다. 그 때는 가장 ..
소설
2024. 5. 7. 06:24